2022년 06월 26일

‘층간 소음’ 흉기 난동에 “경찰이 제압하지 않고 도망가”… 이유가?

인천의 한 빌라에서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당시 사건 현장에 출동한 여경이 피의자를 제압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인천 논현 경찰서는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혐의로 A(48)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앞서 17일 장기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15일 오후 4시 50분쯤 인천시 남동구의 다세대주택 4층에 사는 A 씨는 아래층에 사는 50대 B 씨 부부와 20대 딸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살인미수·특수상해)를 받고 있다. 이들 중 B 씨의 아내를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딸도 얼굴과 손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대략 3개월 전 4층에 이사를 온 뒤 아래층인 3층에 거주하는 B 씨 가족과 층간 소음 갈등을 벌여왔다.

층간소음 갈등→이웃 흉기 난동
층간소음 갈등→이웃 흉기 난동 / 유튜브 ‘연합뉴스’

사건 당일 “A 씨가 행패를 부린다”라는 B 씨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자택이 있는 4층으로 분리 조치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관 2명 중 1명은 남편 B 씨를 1층으로 데려와 진술을 받았고 B 씨의 아내와 딸은 다른 경찰관과 함께 3층 주거지에서 진술을 받았다.

이때 집으로 돌려보냈던 A 씨가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아내와 딸을 흉기로 공격했다. 당시 3층 현장에 있던 경찰관은 A 씨를 제압하지 않고 1층에 있는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건물 밖으로 황급히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이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 1층에 있던 B 씨가 먼저 3층으로 올라와 A 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두 경찰관은 1층 공동 현관문이 잠기는 바람에 3층으로 함께 이동하지 못했고 소란을 듣고 나온 주민들의 도움으로 3층으로 이동한 경찰은 뒤늦게 현장에 합류해 A 씨를 제압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층간소음 갈등→이웃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없는 사진 =픽사베이

A 씨는 범행 당일인 정오쯤에도 같은 문제로 112에 신고가 접수돼 경찰로부터 경범죄 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로 처분을 받았다.

B 씨 가족은 경찰관이 범행 현장을 벗어난 탓에 피해가 커졌다며 경찰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빌라를 관리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 같은 상황을 입증할 CCTV 영상 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경찰관은 혼자서 대처가 어렵다고 판단해 무전을 하면서 1층으로 이동한 것 같다”라며 해명했다.

인천경찰청 감찰부서와 112상황실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사건 대응이 적절했는지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층간소음 갈등→이웃 흉기 난동
흉기난동 현장 경찰의 소극적 대응→인천경찰청장 공식 사과문 / 인천경찰청

송민헌 인천경찰청장은 18일 공식 사과문을 인천경찰청 페이스북 등에 게시하고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경찰의 소극적이고 미흡한 사건 대응에 대해 피해자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피의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는 별개로 철저한 감찰을 진행해 해당 경찰관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라며 “이번 사건으로 큰 피해를 본 피해자 일가족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래층에서 소리가 들리고 시끄러워서 항의했고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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