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29일

서울대에 8억 5000만 원 유증→ ‘물티슈 4등분 해 사용한 90세 할머니’

평생 힘들게 돈을 모아왔다는 검소한 90세 할머니가 8억 5000만 원을 서울대에 유증한다,

지난 24일 서울대학교(총장 오세정)는 이순난 여사가 4억 5000만 원 상당 아파트와 예, 적금 4억 원을 ‘이순난 장학 기금’으로 유증했다. 유증이란 유언에 의한 증여로 사망 이후 해당 유산이 서울대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에 서울대학교는 23일 관악 캠퍼스에서 오세정 총장, 김영오 학생처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순난 여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25일 중앙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순난 여사는 물티슈를 4등분 해서 사용할 정도로 아끼는 게 습관이자 삶이었다. 한 달 수도요금은 3000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에 8억 유증한 90세 할머니
8억 5000만원 상당 유증한 이순난 여사와 두 아들 /사진=중앙일보

이순난 여사는 지난해 93세 해녀 할머니가 대학에 1억 원을 기부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거주 중인 아파트와 예적금 등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자녀들에게 대학 장학금 기부 의중을 밝혔다. 이 여사의 두 아들들은 어머니의 기부 결심에 흔쾌히 동의했다.

이순난 여사는 평생 힘들게 돈을 모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년 시절 전쟁을 겪으며 부모를 잃고 먼 친척 손에 길러졌다. 친척들은 일만 시키고 공부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때 문득 ‘돈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순난 여사는 17살 빚을 내 떡장사를 시작했다. 떡장사에 이어 옷, 화장품 등을 팔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에 8억 유증한 90세 할머니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픽사베이

화장품 장사를 하며 빚을 갚고 그때부터 돈이 조금씩 모였다. 하지만 고생하며 모은 돈이 아까워 화장품도 바르지 않고 먹고 싶은 것 또한 먹어보지 못하며 살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티슈를 어떻게 한 장을 다 쓰냐, 가위로 4등분 해서 잘라서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절약 습관이 평생 몸에 뱄다는 이순난 여사는 “남들은 혼자 살아도 수도세가 1만 원 나온다는데 나는 3000원 나온다.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다. 그렇다고 더럽게 사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웃었다.

이순난 여사가 서울대로 기부처를 정한 이유에는 배움에 대한 이순난 여사의 소망도 녹아 있었다. 학교라는 곳을 다녀본 적 없는 이순난 여사는 “서울대는 최고로 똑똑한 학생들만 가는 학교이니 여기서 국가에 이바지할 인재를 키워주면 한다”라고 했다.

서울대에 8억 유증한 90세 할머니
8억 5000만원 상당 유증한 이순난 여사(왼) 둘째 아들(오) / 사진=중앙일보

기부금 또한 잘 쓰일 수 있는 곳인지도 중요한 기준이었다. 이순난 여사는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아들이 서울대 발전 기금 사이트를 보더니 잘 돼 있다고 해서 여기로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대학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한 여사님의 관심과 성원에 경의를 표하며, 평생을 근검절약으로 타인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주신 깊은 뜻은 서울대학교 구성원 모두의 마음속에도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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