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29일

“삶이 지루해요” 고2 글에 따뜻한 공감해준 고3… 14년 만에 채택된 답변

14년 전 남학생이 네이버 ‘지식iN’에 올린 고민 질문과 당시 여학생이 남긴 답변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 4일, 네이버 ‘지식iN’에는 ‘인생 재밌게 사는 법’이라는 제목의 질문글이 올라왔다.

당시 질문을 올린 A씨는 “고2 남자인데, 삶이 참 재미없고 지루하다”며 “친구들은 잘 노는 거 같은데 저는 왠지 잘 안되네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한 가지에 집중할만한 것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와 왜 사는지, 뭐가 하고 싶은지조차 내가 알 수 없는 게 한심하다”며 “재밌게 사는 법 있나요? 인생을 재밌게 바꾸고 싶어요”라며 조언을 구했다.

네이버 지식iN

A씨의 질문을 본 당시 고등학생 3학년 나이의 여학생 B씨는 이틀 뒤인 2007년 7월 6일 답변을 남겼다.

B씨는 “나는 고3이니 내가 누나네요. 나도 인생 재밌게 사려고 별 짓을 다 해봤으나 진짜 재밌는 건 없더라고요”라며 “인생에서 재밌는 거 찾는 거란 뭐랄까. 쓰레기 안에서 황금 찾기? 데스노트(영화)에서 보면 주인공은 공책 가지고 재밌게 놀던데. 그런 일은 없더라”고 전했다.

이어 “재미를 느껴보려고 공부도 매진해서 100등을 올려봤는데 이것도 잠깐 재밌고, 남자친구 생겨도 잠깐 재밌고, 헤어지면 공허함만 더 크더라”며 “고2 때는 너무 재미없어서 친구들도 안 사귀고 혼자 무념에 빠져서 학교에 다녔는데 재미 보단 심심함이 더 크더라. 인생이 뭐 그렇죠”라고 했다.

B씨는 이어 “삶이 지겹고 외로우면 그냥 그 자체로 즐겨라”라며 “친구들과 잘 놀고 싶다면 자주 웃어라. 친구들이 화내도 웃고, 재미없어도 웃어줘라”고 조언했다.

네이버 지식iN

A씨는 14년이 지난 2021년 11월 7일 B씨의 답변을 채택하며 “죄송하네요. 질문을 남기고 지금 처음 봤어요. 답변 감사합니다. 지금 봐도 좋은 답변이네요”라며 답변에 대한 채택 댓글을 남겼다.

하루가 지난 B씨는 A씨의 채택 글에 “안녕하세요. 질문자님. 14년 만에 뵙네요. 10대 때 이후로 지식인을 내려놓고 살았는데 오늘 10000포인트가 들어와서 깜짝 놀랐어요. 커피 한잔 하라며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10000포인트를 쓸 수 있다는 건 질문자님에게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겠죠? 30대가 된 지금은 인생이 조금 더 재밌어졌을까요? 아니면 10대 때와는 또 다른 요소들로 고단함을 느끼고 계실까요? 어떤 인생을 살고 계시든 그 인생 속 주인공인 질문자님의 선택은 항상 바른 곳을 향해 있을 거예요. 질문자님도 저도 앞으로도 노잼시기가 한가득이겠지만 이날을 추억하며 즐겁게 웃어넘겨봐요. 당신의 30대를,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겠습니다”라며 댓글을 남겼다.

14년 만에 서로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질문과 답변을 본 누리꾼들은 큰 감동을 안겼다. 누리꾼들은 “정말 감동이네요. 두 분 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승승장구하시길”, “이런 게 인생을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겠죠? 저도 요즘은 사는 게 재미없지만 이런 재밌는 에피소드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서 고맙네요”, “14년 전 이런 답변을 쓰신 답변자분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강하게 멋진 인생을 살아가시는 분이겠죠” 등의 반응을 남겼다.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