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30일

버스 정차 전 일어나다 반동에 넘어진 승객, 대법원→‘기사’책임?

버스가 정차하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던 승객이 넘어져 다쳤을 경우 승객이 고의로 부상당한 게 아니라면 운전기사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A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건보공단)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시내버스 승객 A 씨는 2017년 7월 버스 좌석에서 일어나 가방을 메던 중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의 반동 때문에 뒤로 넘어져 허리를 삐끗해 2주간 치료를 받았다. 이 사고로 A 씨는 약 113만 원의 치료비를 냈고 건보공단은 이 중 본인 부담금을 뺀 97만 원을 병원에 지급했다.

정차 전 승객 일어나다 다치면 버스 책임
사건과 관련없는 사진 /픽사베이

건보공단은 “버스기사가 안전하게 운전해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해 과실이 있다”라며 버스회사와 전국 버스 운송조합 측에 치료비 97만 원 구상금 청구했다.

1심과 2 심은 공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1 심은 “승객은 버스 정차 전부터 일어나 손잡이도 잡지 않은 채 뒤로 넘어지기 쉬운 자세로 백팩을 메려던 중 버스가 정차해 반동으로 넘어져 다친 사고로 보인다. 사고 당시 버스 내부가 혼잡하지 않아 굳이 정차 전부터 일어나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버스기사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도 “버스와 같은 대형 차종을 운전하는 사람에게 정차하는 경우 반동이 없도록 운행해야 하는 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 사고 발생 당시 버스의 속도 등을 고려할 때 급하게 정차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승객의 전적인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라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정차 전 승객 일어나다 다치면 버스 책임
사건과 관련없는 사진 /픽사베이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다친 경우 운행자는 승객의 부상이 고의 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운전상의 과실 유무를 가릴 것 없이 승객의 부상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판단했다.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과 관련해 대법원 판례는 승객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다치게 한 것이 아닌 이상,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입은 손해는 운전자에게 배상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원심은 시내버스 운행 과정에서 피해자가 다쳤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고가 전적으로 승객의 과실로 발생했다는 이유로 공단의 청구를 배척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정만으로는 사고가 A 씨의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피해자의 부상에 피고들의 책임이 면제됐다고 볼 수 없다”라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정차 전 승객 일어나다 다치면 버스 책임
사건과 관련없는 사진/ 픽사베이

대법원의 판결에 네티즌들도 갑론을박을 펼쳐졌다. 대법원의 판결에 동의한다는 네티즌은 “내리기도 전에 문 닫아 버리니까 장차 전에 일어나 가방 메고 있었겠지”, “천천히 서고 천천히 출발하는 기사님은 정말 드물다”, “정차하면 일어나 하차하려면 ‘왜 미리 일어나 내릴 준비 안 했냐’라며 째려본다. 이게 현실 아님?”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반면, 논란의 소지가 있는 판결이라는 반박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반박하는 네티즌들은 “이 판결로 버스 기사분들이 고생하겠다. 버스 타고 돈 뜯어 내려는 양아치라는 직업이 생길 듯”, “승객이 고의로 다치려 한 게 아니라면 버스기사는 고의로 승객을 다치게 했겠느냐”, “보험 사기단이 좋아할 기사네”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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