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30일

‘방광내시경’ 시술받고 이틀 만에 주검이 된 반려견… 수의사 “어쩌라고”

방광내시경 시술을 받으러 동물 병원에 데려갔다가 이틀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반려견 보호자의 사연에 네티즌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건강했던 2살 강아지를 죽이고 법대로 하자는 수의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보호자의 글에 따르면 이제 갓 2살이 된 말티즈 뽀야는 올해 방광결석을 진단받았다. 다행히 결석 외에는 주요 검사 결과 모두 정상이었고 건강 상태도 좋아 결석 제거 수술을 받기로 했다.

말티즈 뽀야 보호자=인스타그램 @bbosomya

배를 여는 개복 없이 당일 퇴원이 가능한 ‘방광내시경 시술’을 알게 되었고 지난 9월 서울 강동구의 모 동물 병원에서 방광내시경 시술을 받게 됐다.

사전 검사 결과지를 본 수의사는 ‘충분히 시술이 가능하다’라며 무리해서 시술하지 않고 결석의 양에 따라 2번에 나눠 시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17일 해당 병원에서 시술이 시작됐다. 그런데 시술을 진행을 하다가 카테터(내시경)가 방광을 뚫고 나와 예정에 없던 개복 수술을 하게 됐다. 수의사는 개복 수술이 끝나고 방광과 요도가 만나는 부분의 열상을 잘 봉합했고 2~3일이면 퇴원한다고 안내했다.

보호자가 후유증을 걱정하자 수의사는 “점막은 2~3일이면 후유증 없이 회복이 된다. 책임지고 건강하게 돌려보내겠다”라고 했다.

말티즈 뽀야 보호자=인스타그램 @bbosomya /’노트펫’

수의사는 시술 전에 안전하게 두 차례에 나눠 시술을 한다던 설명과 달리 한차례에 모두 결석을 제거하기 위해 욕심을 부렸다고 보호자에게 말했다. 심지어 웃으며 “사실은 방광이 터진 줄 알았다. 다 잊으시고 처음부터 우리 병원에서 개복 수술을 했다고 생각하라”라고 했다.

이튿날 오후 병원에 가서 창문 틈으로 봤던 뽀야는 보호자를 알아보는 것 같은데도 힘 없이 누워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걱정되어 물어보니 의료진한테도 꼬리를 쳤을 만큼 활력도 있었다고 하기에 병원 측의 말을 믿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오후 9시가 되어갈 무렵 병원 측은 난데없이 전화 와 “아이가 활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라며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동물 병원으로 전원을 권유했다. 보호자가 응급상황인 건지 많이 심각한 상황인지 물어보니 그저 계속 누우려고 할 뿐 응급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이 병원의 협력병원으로 데려간 뽀야의 상태는 처참했다. 의식이 없었고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수술했던) 수의사는 본인 병원에 있을 때는 소변도 잘 나오고 상태도 좋았다고 변명했다.

말티즈 뽀야 보호자=인스타그램 @bbosomya/’노트펫

협력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으면서 방광 부분 봉합을 풀어보니 수술 부위와 상관없는 요관에서 소변이 새고 있었다.

방광 봉합 부위는 부종 및 충혈이 심했으며 일부 괴사까지 진행이 됐던 상태였다.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신장 기능에도 문제가 생겼고 요독증으로 인해 뇌 손상까지 생겨 뽀야는 비명을 지르며 계속 경련을 했다.

(수술했던) 수의사는 경미한 열상이라고 했으나 알고 보니 시술 도중 내시경이 방광을 뚫고 나와 천공이 생긴 것이었다. 방광 괴사로 인해 2차례나 수술을 했지만 뽀야는 수술 3일째 되던 날 요독증 악화로 인해 마취에서 깨지 못해 사망했다. 산책 나가는 줄 알고 마냥 좋다고 뛰어나갔던 건강한 뽀야는 이틀 만에 주검이 됐다.

말티즈 뽀야 보호자=인스타그램 @bbosomya

수술했던 병원 측은 뽀야가 죽은 날에 이미 소식을 전달받았음에도 3일이 되도록 단 한 번의 연락 한 통 없었다. 너무 화가 나 병원에 찾아갔더니 수의사는 아이는 죽었고 원하는 걸 이야기해 보라고 했다.

보호자는 진정성 있는 사과, 병원 수술비 환불, 협력병원 치료비, 아이 장례비를 요구하자 수의사는 보호자에게 본인 수술비 환불 외에는 어떤 책임도 져줄 수 없다고 했다. 적반하장으로 적당히 하라며 민사소송을 걸라고 했다.

보호자는 “수의사는 ‘무릎이라도 꿇을까요?’라고 말하며 본인은 성격이 무뚝뚝해서 진정성 있는 사과는 못하겠다고 했다”. 진료기록부는 수의사법에 따르면 제공 의무가 없으니 제공하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수술 후 분명 우리에게 ‘아이가 괜찮을 거라고 하지 않았냐’했더니 ‘그건 늘 하는 말’라고 답했다.

소송을 진행하면서 냉혹한 현실은 보호자를 힘들게 만들었다. 수의사 말대로 사람과 달리 동물은 소송 준비 단계에서는 진료기록부를 강제로 확보할 방법이 없어 의료사고 발생 시 모든 고통이 보호자와 반려동물에게만 돌아가게 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보호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 그리고 자신의 SNS에도 뽀야의 억울한 사연을 공개하고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법안을 마련해달라는 공익 목적에서다. 보호자가 올린 청원은 1일 오후 6시 기준 37만 700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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