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25일

문구점 물건 훔치고 보란듯이 춤춘 초등생, 피해금액 어마어마했다

경기 남양주의 한 무인 문구점에서 초등학생 2명이 3개월에 걸쳐 600만 원에 달하는 물건을 훔쳤지만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성년자 처벌 법(촉법소년법)은 잘못되었습니다. 개정하여 주세요. 나라가 미성년자 범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경기 남양주의 한 초등학교 앞 무인 문구점을 운영한다는 청원인 A 씨는 몇 주 전부터 무인 문구점 CCTV를 통해 행동이 좀 수상한 초등학생 2명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나간 뒤 A 씨는 CCTV 확인해 보니 그 아이들은 가방을 들고 다니며 다른 손님들이 있는데도 물건을 쓸어 담고 있었다.

사건과 관련 없는 사진=픽사베이

A 씨는 “몇 개 훔치는 게 아닌 그냥 잡히는 대로 집어넣고 있었다. 정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자연스러웠고 대담했다. 정말 상상도 안되는 놀라운 광경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너무 주저 없이 훔치는 영상을 보고 한두 번이 아닌 것 같아 이전 CCTV를 모두 살펴본 결과 이 아이들이 여러 차례 엄청난 양의 물건을 훔쳐 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추산해 본 결과 아이들의 절도 횟수는 30번이 넘었으며, 총 금액은 600만 원이 넘었다.
 
가만히만 있을 수 없던 A 씨는 고민 끝에 CCTV에 찍힌 인상착의만 의지한 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근처 초등학교에 가서 비슷한 여학생을 찾아냈고 아이의 동의를 구하고 사무실로 데려와 절도 행위에 대해 물었다.

사건과 관련 없는 사진=픽사베이

처음엔 아니라고 잡아떼던 여학생은 CCTV 영상을 보여주니 그제서야 절도를 인정했다. A 씨는 너무 화가 났지만 딸 생각에 화를 낼 수 없었고 다음부터 이러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한 후 진술 녹음을 하고 다른 아이의 연락처와 부모님 연락처를 받아놓고 아이를 돌려보냈다.
 
경찰 신고보다 부모에게 먼저 알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우선 두 학생의 부모에게 절도 사실을 알렸는데 이후 부모들의 대처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예상 밖이었다.
 
한 아이의 부모는 난데없이 명함을 내밀며 ‘딸을 용서할 마음이 없고 이미 학교와 경찰에도 알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아이의 부모는 여행 중이라면서 일주일 뒤에야 만날 수 있었는데 자기 딸은 피해자라고 주장을 했다.

사건과 관련 없는 사진=픽사베이

두 아이는 서로 상대방이 먼저 훔치자고 해서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한 아이는 훔친 물건을 대부분 다른 아이에게 줬다는 식으로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했다. 이에 A 씨는 책임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액을 배상해달라고 부모들에게 요구했는데 며칠 뒤 어이없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아이 부모들은 A 씨가 “요구한 600만 원을 줄 수 없다. 아이들이 그 정도로 훔쳐 갔을 것 같지 않다”라며 상의 끝에 100만 원씩만 배상하겠다고 답했다.
 
A 씨는 “몇 배의 합의금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자백하고 인정한 금액을 못 준다고 하니 말문이 막혔다”라며 황당해했다.

사건과 관련 없는 사진=픽사베이

일단 가입해놓은 도난보험에 보상을 신청하기 위해 사실 확인이 필요해 학교에 연락했는데 A 씨는 또다시 어이없는 소식을 접했다. 첫 번째 아이 부모가 ‘딸을 용서할 생각이 없다. 학교와 경찰에 다 연락해놨다’던 공언과 달리 담임교사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전해왔기 때문이었다. 너무 화가 나 경찰에도 연락했지만, 접수된 내용이 없었다는 말뿐이었다.
 
결국 A 씨는 도난보험 신청을 위해 다시 한번 경찰에게 연락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아이들이 만 10세가 안 돼서 범법 소년이라 형사처분을 할 수 없어 실효성이 없으니 조사도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에 A 씨가 피해 사실 확인서를 받아야 보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니 경찰은 그것도 촉법소년이라서 안 된다며 민사소송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
 
‘촉법소년’은 만 10~14세 미만의 나이로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 대신 보호 처분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만 10세 미만은 ‘범법 소년’에 해당돼 범행의 고의성이 있어도 형사처분은 물론 보호 처분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사건과 관련 없는 사진=픽사베이

A 씨는 “아이들이 한두 개 호기심으로 훔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건 아니지 않냐, 손해액이 수백만 원이다. 어른이었으면 바로 형사처분이다. 하나 훔쳤으니 10개를 배상하라는 것도 아니고 실비를 보상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부모들은 뭘 알아봤는지 합의할 노력조차 안 한다”라며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CCTV를 여러 번 돌려봤다. 아무렇지도 않게 물건을 쓸어 담으며 눈으로 CCTV를 확인하고 춤을 추며 미소까지 짓고 있는 그 아이들이 이젠 무섭기까지 하다. 자신들이 처벌 안 받을 걸 마치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가게는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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