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02일

홀로 남아있던 ‘벨라’는 바다로 잘 돌아갈 수 있을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9세 암컷 벨루가 방류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벨라’의 방류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아쿠아리움 측은 벨라가 내년 말 야생적응장(생크츄어리)로 이동할 예정이며, 적응이 원활할 경우 2023년쯤 야생방류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정확한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벨라 방류 절차는 크게 7단계로 나뉘어 이뤄진다.

△건강 평가 △방류지 적합성 평가 △야생 적응 훈련 △생크츄어리(야생 적응장) 이송 △방류지 현지 적응 △방류 적합성 판정 △야생 방류 순이다.

현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내년 말 4단계를 목표로 현재 1~3단계를 병행하고 있다.

벨라 방류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앞에서 벨루가 벨라의 전시 중단과 방류 이행을 촉구하는 핫핑크돌핀스 활동가와 시민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앞에서 벨루가 벨라의 전시 중단과 방류 이행을 촉구하는 핫핑크돌핀스 활동가와 시민들

방류를 주장하는 환경단체나 동물보호단체와 달리 일각에서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벨라가 야생으로 돌아간 뒤 거친 환경에서 과연 생존이 가능하겠느냐다. 벨라가 아쿠아리움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만을 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야생 적응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벨라의 건강 상태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일본 카모가와, 타이완 국립해양생물박물관, 러시아 프리모스키 아쿠아리움 등 국내외 전문 수의사 협진을 통해 건강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벨라 건강 평가는 ‘건강 관리 평가’와 ‘사육 환경 평가’ 등 두 가지로 진행한다.

건강 관리 평가는 지난해 2월부터 해양 포유류 전문 수의사가 소속된 해외 파트너사와 함께 비디오 영상, 의무 기록과 사육 기록 확인, 온라인 회의 등을 통해 진행해 지난달 완료했다.

사육 환경 평가는 해외 파트너사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방문해 벨루가 건강 상태와 사육 환경을 평가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져 내년 초 진행할 예정이다.

건강 평가가 모두 완료하면 방류 기술 위원회가 이를 다시 검토해 벨라가 안전하게 야생 적응할 수 있을지 최종 평가할 예정이다.

방류 기술 위원회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 고정락 박사,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장유경 사무관,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손호선 박사, 세명대 보건바이오대학 어경연 교수,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 동물을 위한 행동 전채은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 고정락 박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 고정락 박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라의 안전한 방류를 위해 해외 생크츄어리 이송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다양한 생크츄어리 후보지를 검토해 왔다.

거론되는 생크츄어리 후보지는 벨루가 주 서식지인 아이슬란드, 러시아, 캐나다 등의 북극해와 벨루가가 서식했던 것으로 확인된 국내의 동해다.

지난해 1월에는 방류 기술위원들과 함께 해외 생크츄어리에 방문해 방류지 적합성 평가를 진행했다. 국내외 생크츄어리 후보지 답사와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

벨라 야생 방류를 위해서는 벨루가 계군 환경, 개체군 분포, 유전자 계군 분석 등도 필수적이다.

벨루가는 평소에는 5∼10마리가 무리를 짓는다. 번식기에는 100∼200마리가 무리를 이룬다. 벨라가 이들에 합류할 수 있을지가 방류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러시아, 타이완 등의 해외 자문단과 국내 유전 공학 전문가들과 함께 벨라의 계군 분석과 유전자 유연성 검토, 해외 벨루가 유전자 대조군 분석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이 완료하면 그 결과를 토대로 벨라에게 가장 적합한 방류 후보지를 선별해 이송을 추진한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전시되고 있는 벨루가 '벨라' (사진출처=핫핑크돌핀스 페이스북)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전시되고 있는 벨루가 ‘벨라’ (사진출처=핫핑크돌핀스 페이스북)

벨라의 야생 적응력 강화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야생 방류에 필요한 기초 체력 증진을 위해 전문 담당 아쿠아리스트와 수의사가 매일 건강 상태를 검진하고 있다.

활어 적응 훈련을 통해 야생 습성과 사냥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이 훈련은 총 6단계로 현재 4단계가 진행 중이다.

2019년부터 자가인식연구(MSR, Mirror Self-Recognition)를 통해 벨라가 야생 환경에서 만날 수도 있는 다른 고래류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사회적인 행동 반응을 관찰하고 있다.

그 결과 적이 될 가능성이 적은 큰돌고래 등에는 반응이 없었으나 해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를 보자 빠른 유영 등 불안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벨라가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 원활한 무리 합류 가능성에 관해서도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

벨라 야생 적응 훈련은 생크츄어리 이송 전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고 관장은 “이번 방류는 아쿠아리움 시설에서 과학적인 조사 연구를 통해 벨라가 건강하게 야생성을 회복해 원래 개체군과 합류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며 “방류의 성공 조건은 최종적으로 살아갈 서식지가 생크츄어리인지 야생 방류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벨라의 인지력, 적응력과 체력에 따라 최종 결정해야 할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변한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 사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바다 환경에서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면역 강화 등 건강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방류 전제는 벨라가 야생에서도 잘 사는 것이다. 벨라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해양 생물 야생 방류의 경우 복잡하고 소요 시간이 긴 프로젝트다. 신중하고 다각도로 전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벨루가는 북극해에 서식하는 고래목 일각과의 포유류다. 성체는 몸길이 4.5~5.5m, 몸무게 1.5~2.0t이다. 평균 수명은 35~40세로 알려졌다. ‘멸종 위기 근접종'(Near Threatened)에 해당한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2014년 롯데월드타워 지하 1층에 국내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으로 개장하면서 러시아에서 수입한 벨루가 세 마리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벨루가는 귀여운 외모와 친근한 성격으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6년, 2019년 수컷 두 마리가 차례로 폐사해 벨라만 남게 됐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2019년 10월 벨라를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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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리 기자
bekobongpo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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