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29일

‘당근 마켓’으로 동생 친 뺑소니범 잡은 누나! “경찰 답답해서”

뺑소니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친누나가 현장에 남은 증거를 토대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직접 범인을 잡아냈다.

2일 전북 익산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오후 6시 30분쯤 익산시 어양동의 한 도로에서 피해자 A 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오토바이에 치였다.

A 씨는 잠시 정신을 잃었고 사고를 목격한 행인들이 모여들자 오토바이 운전자(뺑소니범)는 “잠시 전화하고 오겠다”라며 자리를 뜬 뒤 잠적했다. 뺑소니범은 오토바이와 헬멧을 둔 채 그대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과 관련 없는 사진=픽사베이

이 사고로 A 씨는 손가락이 골절되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사고 이후 동생의 큰 부상에도 경찰 조사는 생각보다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답답함을 느낀 A 씨의 누나 B 씨는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섰다. 범인을 잡을 수 있는 단서는 뺑소니범이 남기고 간 오토바이와 헬멧뿐이었다.

뺑소니범이 현장에 버리고 간 헬멧을 보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헬멧을 구매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한 B 씨는 당근 마켓에 접속해 이와 비슷한 헬멧을 검색했고 검색 끝에 똑같이 생긴 헬멧이 누군가에게 팔려간 사실을 발견했다.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 현장에 남겨진 헬멧 (사진=연합뉴스)

팔린 헬멧의 생김새와 사이즈 등이 사고 현장의 헬멧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한 B 씨는 이를 팔았던 사람과 연락해 구매자의 당근 마켓 아이디를 알아낼 수 있었다.

뺑소니범이 현장에 두고 간 오토바이도 단서가 됐다. B 씨는 사고 현장의 오토바이 사진을 촬영해 당근 마켓에 올려 “뺑소니범을 잡으려 하는데 이 오토바이를 본 적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라는 글을 올렸다.

얼마 후 “같은 오토바이가 과거 매물로 올라왔던 것을 봤다”라는 이용자가 나타났고 그 이용자로부터 “예전에 저 오토바이를 판매하는 글이 올라와 (오토바이 주인과) 연락을 했다”라며 당시 판매 글을 캡처한 사진을 받을 수 있었다. 확인해 본 결과 오토바이 판매자는 헬멧을 구매했던 구매자였다.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 현장에 남겨진 헬멧 (사진=연합뉴스)

해당 이용자를 뺑소니범이라 확신하고 물건을 거래하는 것처럼 위장해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뺑소니범은 메시지를 받자마자 “뺑소니 사고를 당하신 분이냐”라고 묻더니 범행을 자백했다.

B 씨는 “범인은 미성년자였는데 내가 뺑소니범을 찾겠다고 올렸던 글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 같다. 사고 당시에는 무서워서 도망 갔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후 경찰 측에 뺑소니범의 당근 마켓 아이디, 연락처, 진술 등을 받아 직접 제출했다. 경찰은 B 씨가 지목한 사람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고 결국 그는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B 씨와 가족 측에 사과했다. 다만 가해자는 미성년자로, 운전자 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가해자는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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