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30일

“남의 놀이터서 놀아? 도둑놈의 XX” 외부 어린이 신고한 입주자 대표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이 단지 내 놀이터에서 놀던 외부 아이들을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이들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아파트 회장에게 잡혀갔어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학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이가 귀가할 시간이 넘었는데 연락이 두절돼 걱정하고 있는데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아이가 기물 파손죄로 신고가 들어와 와봐야 한다는 것이었다”라며 “급히 달려가 보니 우리 아이를 포함해 초등학생 5명을 아파트 관리실에 잡아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인천 영종도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에게 붙잡힌 아이
사건과 관련없는 사진 /픽사베이 제공

이어 “경찰에게 출동한 사유를 듣고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이 주민이 아닌 타지역 어린이들만 골라 관리실에 잡아두고 경찰에 놀이터 기물 파손으로 신고한 것”이라며 “CCTV를 봐도 아이들이 기물 파손한 정황은 없었지만 타지역 어린이는 우리 아파트에서 놀 수 없다는 게 그분의 논리였다”라고 덧붙였다.

또 청원인은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잡아가는 과정에서 이 XX, 저 XX, 도둑놈의 XX 등의 욕을 하고 심지어 핸드폰, 가방, 자전거 등을 전부 놀이터에 두고 따라오라고 해서 아이와 연락이 안 된 것이다”라며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게 맞는 것인지 제발 도와달라, 타 단지 아파트 놀이터에서 재미있게 논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는지 아직까지 우리 아이에게 설명을 못 해주고 있다”라며 호소했다.

인천 영종도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에게 붙잡힌 아이
놀이터에서 놀다가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에게 붙잡힌 아이의 자필 진술서/ 네이버카페

당시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직접 적은 글에는 “쥐탈 놀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와서 우리에게 어디 사냐며 물어봐 ‘XX 산다’라고 했더니 ‘XX 사는데 남의 놀이터에 오면 도둑인 거 몰라?’라고 했다”라는 내용과 “할아버지가 따라오라며 화를 냈고 ‘너네는 아주 나쁜 도둑이 될 거야’라면서 경찰에 전화했다. 그때 너무 무섭고 큰일 났다는 생각을 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후 열린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의 임시 회의에서는 단지 내 놀이터를 외부 어린이가 이용할 경우 경찰에 신고한다는 내용의 ‘어린이 놀이시설 외부인 통제’ 건이 의결됐다가 입주민들의 반대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영종도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에게 붙잡힌 아이
인천 영종도 아파트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를 신고한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글 /네이버카페

영종도 주민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너무하다”, “아이들을 왜 부모 동의 없이 데리고 있었는지 어이없다”, “아이들이 부디 트라우마로 남지 않길 바란다”, “참 부끄럽고 자질이 없다”, “내 아이가 저런 일 당했다고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괜스레 아이들만 짠하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실제로 인천시 중구 영종도의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은 지난달 12일 오후 “아이들이 놀이터 기물을 파손했다”라며 112에 신고했다. 이에 아이들의 부모는 협박 및 감금 혐의로 이 회장을 고소한 상태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부모들로부터 고소장이 접수돼 고소인 조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기물을 파손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유튜브 ‘데일리영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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