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30일

꼬꼬무, 종로경찰서 폭파한 ‘경성 홍길동’→김상옥은 누구?

낮에는 청년사업가 밤에는 독립운동가, 동대문 홍길동 김상옥의 의거가 뭉클한 감동과 안타까움을 안겼다.

18일 방송된 sbs 스페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는 ‘1 vs 1000의 사나이 신출귀몰 경성 피스톨’이라는 부제로 김상옥 의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1923년 1월 12일 어둑한 밤 종로 거리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적인 풍경에서 갑자기 엄청난 폭발음과 땅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과 함께 코를 찌르는 화약 냄새와 자욱한 연기로 아비규환이 됐다. 그리고 이때 구경꾼들이 한 건물이 폭삭 무너진 것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폭파된 건물은 바로 종로 경찰서였다.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종로경찰서는 일제강점기 당시 공포의 상징이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끔찍한 고문을 당한 곳이었다. 물고문부터 손톱 뽑기, 전기 고문, 거기서 끝이 아니라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성 고문까지 했다. 이런 종로 경찰서의 폭파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경찰서들은 발칵 뒤집혔다. 폭발 사고는 일본 입장에서 수치스럽다 여겨 “지나가던 조선인만 다쳤다. 일본의 피해는 없다”라며 기사를 냈다. 그러나 일본은 초비상 사태가 되어 폭파범을 찾기에 혈안이 됐다. 그리고 일본 경찰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용의자를 특정했다.

이들이 지목한 용의자는 바로 3년 전 조선 총독부 총독 저격을 시도했던 김상옥으로 일제가 신출귀몰한 재주로 잡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영화 ‘암살’에서 하정우가 맡았던 하와이안 피스톨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자 영화 ‘밀정’ 속의 박희순이 역할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기도 했다.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김상옥은 본래 동대문 청년 사업가로 어릴 때부터 대장간에서 일해 23살에 대장간을 차렸다. 말편자를 팔아 엄청난 수익을, 또 말 꼬리털로 만든 말총 모자를 팔아 엄청난 사업 수완으로 전국 체인점까지 차리며 남부러울 것 없이 편안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그런 김상옥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꾼 사건이 생겼다. 1919년 3.1운동 당시 직원들과 만세 운동을 참여했던 김상옥은 만세 운동을 참여했다는 이유로 일본 헌병에서 무자비하게 당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며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충격적인 장면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김상옥은 낮에는 청년 사업가로 밤에는 비밀 신문을 만들며 해외 독립운동 소식을 전했다.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김상옥은 얼마 못가 밀정의 눈에 띄어 바로 종로 경찰서에 체포됐다. 40일 동안 끔찍한 고문을 당했던 김상옥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되고 김상옥은 평화적인 방법을 포기 만주 무장독립단체에 선을 대고 무기를 지원받아 암살단 조직을 만들었다. 목표는 조선총독부 총독 제거, 대장간 지하에 무기고를 만들고 훈련을 시작했다.

김상옥은 암살단을 조직해 조선총독부 총독을 제거할 목표를 세웠다. 미 의원단 방문일을 디데이로 잡았다. 그러나 이들의 움직임을 감지한 일본 경찰은 미 의원단 방문 하루 전 불령선인 천여 명을 붙잡았다. 일본 경찰은 김상옥을 잡으려 했지만 신출귀몰한 그를 잡기란 쉽지 않았다.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김상옥을 놓친 일본 경찰은 곧바로 김상옥의 가족들과 주민, 동지들을 붙잡아 고문을 시작했다. 이때 가장 큰 고초를 겪은 이는 24살의 여성 동지 장규동이 성 고문까지 받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붙잡힌 암살단원들도 검거되어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김상옥은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

잡히면 죽는 신세가 된 김상옥은 상해로 넘어가 김구 선생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을 만나 다시 한번 거사를 치를 준비를 해다. 그러던 어느 날 은밀하게 경성으로 잠입한 김상옥은 고문 후유증으로 몸이 망가진 장규동을 만나 충격에 빠졌다. 장규동은 자신을 상해로 데려가 끝까지 독립운동을 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고, 25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김구는 김상옥에게 관을 사라고 장례비 100원을 건넸지만 김상옥은 관 대신 총을 샀다. 진짜 복수를 결심한 것이다.

김상옥은 상해를 떠나기 직전에 사진 한 장을 촬영했는데 사진 속 뒷짐을 지고 찍었던 이유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는데 가만히 있는 손이 너무 부끄러워서 내놓을 수가 없다며 뒷짐을 졌다고 전했다.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1923년 김상옥은 비단장수로 변장해 상해를 떠난 김상옥은 커다란 상자 안에 소형 폭탄과 권총을 숨겼다. 그리고 소형 폭탄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종로경찰서로 향했다. 폭발을 하면서 통쾌한 복수가 됐지만 후암동에 있는 여동생의 집에 숨어있던 김상옥은 은신처가 들켜 남산으로 피신했다.

그리고 이후 그의 가족들은 종로경찰서로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었다. 여동생의 남편 고봉근은 김상옥을 탈출시켰다는 이유로 고춧가루 물 등으로 고문을 당했고 오랫동안 후유증으로 힘들어했다. 김상옥은 추운 겨울 맨발로 도망치게 됐고 발에서는 피가 뚝뚝 흘렸고 효제동 주택가에서 궤짝을 짊어지고 동지의 집에 은신하게 됐다.

하지만 이 또한 밀정의 눈에 금세 발각도 됐다. 그리고 일본 경찰은 김상옥을 잡기 위해 1천 명이 동원됐다. 일본 순사들은 김상옥이 총을 쏠까 봐 집주인과 막내딸을 방패막이 삼아 김상옥이 숨은 방문을 열려 했고 김상옥은 벽장 안에 숨어 있다가 벽을 뚫고 도망쳤다.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김상옥은 도주 끝에 한 변소에 숨었고 총격전 후 잠잠해지자 일본 순사들은 이번에도 문을 열지 못하고 김상옥 모친을 앞세웠다. 그렇게 열린 변소 안에서 김상옥은 벽에 등을 기댄 채 양손에 총을 쥐고 죽어 있었다. 두 눈은 당장이라도 총을 쏠 것처럼 부릅뜨고 있었다. 동상에 걸린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김상옥은 총탄 11발을 맞았고 머리에 맞은 마지막 한 발은 자신에게 쏜 것이었다.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김상옥은 상해를 떠나기 전 동지들에게 “나의 생사가 이번 거사에 달렸소. 만약 실패하면 내세에서 만나봅시다. 자결하여 뜻을 지킬지언정 적의 포로가 되지는 않겠소”라고 말했다.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종로경찰서 김상옥 의사/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그렇게 김상옥이 죽은 후 일본 경찰들이 남은 가족들을 지독하게 괴롭혔다. 또한 종로 5가 효제동에는 현재 김상옥 의거 터 버스 정류장이 있지만 김상옥을 기억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씁쓸함을 더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3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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