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28일

“그만 살고 싶어 막막해” 화이자 맞고 희소병 걸린 육군 일병

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희소병인 ‘자가면역성 뇌염’에 걸린 20세 장병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25일 연합뉴스는 지난 6월 초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성 뇌염에 걸려 투병해오다 이번 주 조기 전역이 최종 결정될 예정인 김성욱 일병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자가면역성 뇌염은 세균, 박테리아 등을 방어해야 하는 면역세포가 반대로 자기 몸의 뇌를 공격해 발생하는 극희귀 질환이다. 기억 소실, 뇌전증 발작, 이상행동, 의식 저하 등 증상을 나타내며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치료 기간이 최소 2~3년에서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고 한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산정 특례 등록해줌/ 사진=연합뉴스

김 일병은 지난 4월과 6월 국군수도병원에서 입대 전 교통사고로 발목에 박았던 철심 제거 수술과 척추 신경 차단술을 받고 몸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을 맞았다. 이후 자가면역성 뇌염에 걸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매일 한 번씩 1분 정도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를 반복했던 김일병은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워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통원치료를 하면서 몸 상태가 호전됐지만, 이달에만 3차례 쓰러지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병원 외래진료를 가다가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쓰러졌는데 혼자 깨어 일어나 보니 상의가 찢어지고 온몸에 먼지가 묻어 있었다고 했다.

사건과 관련없는 사진=픽사베이

김 일병은 “지금 다 포기하고 싶고 그만 살고 싶다. 진짜 힘들다. 제대하더라도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일을 못 하게 되면 병원비도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보상금 이런 거는 다 필요 없고 보훈대상자만 됐으면 좋겠다. 군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더니 아무런 조치도 없이 전역시킨다. 믿음이 안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도 부모님이 울면서 건강하게 살자고 말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약한 모습 보여드리기 싫어 눈물을 참았다. 군대에 안 갔다면 아프지 않고 잘 살고 있을 텐데 억울하다. 이제 20살인데 내 상황이 너무 슬프다. 나도 걱정이지만 가족이 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일병이 올해 1월 훈련소 입대 후 찍은사진(왼쪽) 병원 치료 중인 모습(오른쪽) /사진=연합뉴스

국군수도병원은 지난 9월 “김 일병이 심신장애 진단을 받아 군 생활이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육군본부는 전역 심사위원회를 열고 있으며 전역이 최종 결정되면 김일병은 다음 달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간다.

그렇지만 문제는 김일병이 제대를 하더라고 언제 또 쓰러질지 모르고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데 군에서는 전역 후 치료 등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국군의무사령부 관계자는 “김 일병이 전역하더라도 규정에 따라 6개월 동안 현역처럼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상 심의와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보훈 대상 신청 등은 육군본부에서 심의해 결정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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